[꼬꼬무 시즌3] 9회
피로 쓴 약속
전태일 사건 요약
꼬꼬무 시즌3, 9회는 1960년대 평화시장 봉제공장의 재봉사, 재단사로 일하며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노력하다 22세의 나이로 근로기준법 법전과 함께 분신 자결한 노동운동가 전태일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번 주 이야기 친구는 차선우, 효정, 정문성 (SBS 2021년 12월 16일 - 목요일 밤 10 반 방송)
[꼬꼬무 시즌3] 9회 전태일 사건 요약
전태일 (1948년 9월 28일~ 1970년 11월 13일, 향년 22세 사망)
한국의 노동운동을 상징하는 인물로 봉제 노동자로 일하면서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다가 1970년 11월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라고 외치며 분신하였다. 그의 죽음은 한국 노동운동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전태일 생애
1948년 9월 대구 남산동에서 가난한 노동자인 아버지 전상수와 어머니 이소선 사이에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재단사였던 그의 집안은 어렸을 때부터 정말 찢어지게 가난했다.
6.25 전쟁이 일어나자 가족과 함께 부산으로 피난을 갔으나 봉제 기술자였던 아버지 전상수가 파산하는 바람에 1954년 가족 모두 서울로 올라오게 된다.
그의 가족은 처음에 서울역 근처 염천교 밑에서 노숙을 했다.
한때 그의 어머니는 만리동 일대를 다니며 동냥을 했으며, 봉제 일을 하던 아버지가 취직하여 월세방을 마련하면서 월세 생활을 하게 된다.
그러나 1960년 다시 대구로 내려가며, 이후 그는 가정 사정으로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하고 거리에서 삼발이를 만들어서 파는 각종 행상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불우한 유년기를 보낸다.
1963년 3월 대구 명덕초등학교(당시 청옥고등공민학교)에 입학했지만, 학생복을 제조하여 납품하던 아버지가 사기를 당하자 그는 1학년 재학 중 그해 12월 자퇴하게 된다. 그의 아버지 전상수가 1963년 겨울 아들에게 자퇴를 강요했다. 아버지는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전적으로 재봉일만 돌보라고 강요한다.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된 것에 좌절하여 한때 가출, 집을 뛰쳐나갔다가 3일 만에 귀가했지만 그의 아버지는 돈을 벌어야 공부도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를 발길질로 차고 구타하여 강제로 학교를 그만두게 했다고 한다.
전태일은 아버지에게 재봉 일을 배웠으나 1964년 동생 전태삼을 데리고 다시 가출, 서울 청계천으로 올라와 서울 평화시장의 의류 제조회사에서 시다(견습공)로 일한다.
어려서 아버지에게 배운 재봉 기술로 평화시장의 피복점 보조로 취업해 14시간 노동을 하며 당시 차 한잔 값이던 50원을 일당으로 받았다.
그러다 전태일은 17세인 1965년에 구두닦이로 구두통을 메고 평화시장을 돌아다니던 중, 그해 가을 의류제조 회사인 삼일사에서 시다를 구한다는 구인광고를 보고 삼일사에 입사한다.
하루에 하숙비가 120원이던 시절, 일당 50원으론 어림도 없지만 삼일사에 다니기로 결심하고, 모자라는 돈은 아침 일찍 여관에서 손님들의 구두를 닦고 밤에는 껌과 휴지를 팔아서 보충해야 했다. 뼈가 휘는 고된 나날이었지만, 기술을 배운다는 희망으로 참아야 했다.
일찍이 아버지에게서 재봉 일을 배웠던 그는 기술을 빨리 배워서 1966년에 재봉틀을 다루는 재봉사가 되었고, 통일사로 직장을 옮기게 된다. 이 무렵 빚 때문에 뿔뿔이 흩어졌던 가족도 다시 모여 살 수 있게 된다.
1960년대 평화시장
당시 전태일이 일하던 청계천의 평화시장은 인근의 동화시장, 통일상가 등과 함께 의류 상가와 제조업체가 밀집되어 있는 곳이었다. 1층은 상가로 사용되었고 2~3층에는 500여 개의 제조업체가 모여 있었다.
공장들은 모두 영세한 규모여서 아주 좁은 공간에 13명이 일하는 곳도 있었고, 조금 큰 곳의 공간에서는 50여 명이 일하기도 했다. 햇빛도 비추지 않는 좁은 다락방에서 어두운 형광등 불빛에 의존해 하루 14~15시간씩 일을 했다.
환기 장치가 없어서 폐 질환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이 많았는데, 이들은 대부분 여성이었으며 특히 '시다'라고 불리는 보조원들은 13~17세의 어린 소녀들로 초과근무수당도 받지 못한 채 극심한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
전태일은 자신이 가난에 시달리면서도 주변 사람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았다.
어린 여성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에 시달리는 것을 보면서 노동운동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그는 함께 일하던 여성 노동자가 폐렴에 걸린 상태에서 해고되자 그녀를 도우려고 애쓰다가 자신도 해고되는 일을 겪기도 한다.
이후 전태일은 한미사의 재단보조로 있다가 재단사가 사장과의 갈등으로 해고되자, 그가 재단사가 된다. 그런 전태일은 상대적으로 좋은 조건의 재단사가 되었으나 동료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1968년 근로기준법의 존재를 알게 되는 전태일.
전태일은 1968년 몰랐던 근로기준법의 존재를 알게 되며, 1969년 6월 동료 노동자들과 함께 '바보회'를 만든다. (*바보회는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을 공부함으로써 제 권리를 알고 투쟁을 하기보다는 착취적이고 억압적인 노동환경에 순응한 바보라는 뜻이 담긴 것이다.)
바보회는 설문으로 평화시장의 노동환경을 조사하며 근로기준법의 내용을 알리기 시작하며 1969년 7월에는 동대문구청과 서울특별시의 근로감독관과 노동청을 방문,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 개선과 위생 환경 개선을 요구한다.
그러나 거절당하고 이 사실이 사업주들에게 알려지면서 전태일은 해고되기까지 했으며, 평화시장에서도 일할 수 없게 된다.
박정희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냈으나 전달되지 못하기도 한다.
한동안 공사장에서 막노동을 하며 지내던 전태일은 1970년 9월 평화시장으로 다시 돌아와 삼동회를 조직한다. (*삼동회 - 평화, 동화, 통일 3개 시장 재단사들의 친목모임.)
그리고 다시 노동환경을 조사하는 설문지를 돌려 노동청, 서울시, 청와대 등에 진정서를 제출한다.
이런 내용이 '경향신문'에 실려 사회적 주목을 받자 이를 기회로 삼동회 회원들은 노동환경 개선과 노동조합 결성을 위해 사업주 대표들과 협의를 벌이려 했지만, 그러나 행정기관과 사업주들의 조직적인 방해로 무산된다.
그래서 전태일과 삼동회 회원들은 1970년 11월 13일 평화시장 앞에서 근로기준법 화형식을 벌여 근로기준법이 노동자의 권리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는 현실을 고발하기로 한다.
경찰의 방해로 시위가 무산되려는 상황에 놓이자 전태일은 자신의 몸에 석유를 뿌리고 불을 붙인 채 "근로 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건 당시 그는 친구에게 자기 몸에 휘발유를 다 부은 후 성냥불을 그어 달라고 했고, 친구는 그의 몸에 불을 붙였다고 한다.
불이 전신에 붙은 채 평화시장을 뛰었지만 화상 응급처치도 없이 방치되었고, 병원에 실려 간 뒤에도 주사 비용이 필요하여 근로감독관의 보증이 필요하다 했지만, 근로감독관은 보증을 거부했고, 다시 옮겨진 명동 성모병원에서는 가망이 없다는 이유로 3~4시간 방치하다가 결국 당일 밤 10시에 사망했다.
* 성냥불을 전태일에게 붙인 인물은?
인권변호사 조영래에 의하면 전태일에게 불을 붙인 제3의 인물이 있었다 한다. 성냥불을 켜서 갖다 대어 달라는 전태일의 부탁이 심각했기 때문에 불길한 예감이 들긴 했으나 "설마.." 하는 생각에 그는 성냥불을 켜서 전태일의 옷에 갖다 대었다고 했다.
순간 전태일의 옷 위로 불길이 확 치솟았다. 전태일이 미리 준비해 두었던 한 되 가량의 석유를 온몸에 끼얹고 내려왔던 것을 몰랐던 것.
병원에 실려 간 전태일은 어머니에게 "내가 못다 이룬 일을 어머니가 대신 이뤄주세요"라는 유언을 남기고 그날 세상을 떠났으며, 그렇게 전태일은 경기도 마석의 모란공원에 매장되었다.
1969년 6월 아버지 전상수는 고혈압으로 별세하였다.
전태일의 어머니 이소선은 전태일이 죽은 후 노동운동가로 활동했고, 80세의 고령에도 계속해서 부르는 곳이면 마다 않고 참석했다고 한다. 이소선은 2011년 7월 18일 심장마비로 입원했으며, 9월 3일 별세했다. (마석 모란공원에 있는 전태일 묘소의 뒷편에 묻혔다.)
여동생 전순옥도 노동운동가가 되어 2012년에는 민주통합당 소속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여동생 전순옥은 35세에 영국으로 유학하여 노동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01년 영국인과 결혼하였다.
전태일의 죽음은 최소한의 법적 보호도 받지 못한 채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의 현실을 고발하여 사회적으로 노동문제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노동자들 스스로 자신들의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에 나서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다.
11월 16일 이후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에서 농성과 시위가 벌어졌으며, 종교계에서도 개신교와 천주교의 공동 추모예배가 실시되었다.
노동자들의 저항도 잇따라 그해 11월 25일 조선호텔 노동자이던 이상찬이 분신을 시도한 것을 필두로 1972년 유신체제가 성립되기 전까지 노동자들의 저항과 단체행동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전태일은 하루 14시간이 넘는 고된 노동 속에서도 독서와 일기 쓰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가 쓴 일기는 많이 파손되고 유실되었지만 1967년 평화시장에서 일하면서 쓴 일기는 상당 부분 남아 있다.
그의 일기와 편지, 관계기관에 보낸 진정서 등은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돌베개, 1988)라는 책으로 정리되었으며, 일기와 주변 사람들의 구술 등을 기초로 그의 삶을 기록한 《전태일 평전》(돌베개, 1983)도 전해진다.
1995년에는 그의 삶을 영화로 옮긴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박광수 감독)이 국민모금 방식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그가 자신의 몸을 불태웠던 청계천 6가의 '버들다리'위에 2005년 그의 정신을 기리는 반신 부조가 설치되었다.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
1970년 평화시장에서 부당한 노동 환경을 바꾸기 위해 뜨겁게 싸웠던 청년 전태일의 이야기는 12월 1일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개봉했다.
재단사 전태일 월급
1970년도 당시 전태일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대체로 시다가 월 1천8백 원에서~ 3천 원, 미싱사가 7천 원에서~ 2만 5천 원, 미싱 보조는 3천 원에서~ 1만 5천 원, 그리고 재단사가 1만 5천 원에서~ 3만 원까지 받았다. 당시 1972년 9급 공무원(현재 5급) 1호봉은 월급 1만 7300원을 받았다.
사진 글, 출처: SBS 꼬꼬무 시즌3, KBS 다큐, 연합뉴스 TV, 영화 태일이,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위키백과,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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