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일 핫한 영화를 꼽자면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영화 기생충이 아닐까 합니다. 2017년 기생충이라는 제목과 출연에 송강호 딱 두 가지만 공개가 됐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인 괴물, 설국열차 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재난이나 괴수가 등장하는 장르로 생각했었는데요. 2017년 6월 영화 옥자를 공개하는 인터뷰에서 영화 기생충은 원빈, 김혜자의 마더와 비슷한 규모의 가족 이야기라는 것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장면 하나, 소품 하나, 대사 하나까지 허투로 쓰지 않는 디테일로 유명한 봉준호 감독은 이번 영화 기생충에서도 여러 메타포와 의미부여 등을 통해 단 한 장면도 흘려보내지 않았고 봉테일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작품성을 보여줬습니다. 그 결과 2019년 72회 칸 영화제에서 한국 최초로 장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습니다.
블랙코미디이지만 마냥 우습지만은 않고, 스릴러스럽지만 마냥 공포스럽지만은 않은, 분명 잘 만든 영화이지만 보고 나면 뭔가 불편하고 찝찝한 영화 기생충. 쓰고자 하는 내용이 많아서 1부 영화 기생충 줄거리와 결말 해석. 2부 장면과 대사 등에 숨어있는 복선과 메타포에 대한 해석. 3부 영화 기생충의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로 나눠서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1부 영화 기생충의 줄거리와 결말 해석에 관한 포스팅입니다.
연이은 사업 실패로 반지하에 사는 기택네 가족은 모두 백수입니다. 기택은 무계획이 최고의 계획이라고 생각하는 무능한 가장이고 충숙은 그런 기택을 구박하는 전직 투포환 메달리스트 엄마, 명문대 4수생인 아들 기우와 미대 입시를 꿈꾸는 딸 기정이 가족 구성원입니다. 집 앞에 쓰레기봉투와 벌레들이 날아다니고 열린 창문으로 취객들이 소변을 보는 반지하에 사는 전형적인 하류층 가족으로 나오는데요.
어느 날 명문대를 다니는 기우의 친구(박서준)의 추천으로 IT재벌 박사장의 딸 다혜의 과외선생일을 하게 됩니다. 명문대 지향 4수생이지만 서류를 위조해 연세대 경영학 3학년 인척을 합니다. 다혜의 동생 다송의 미술선생도 필요하다는 걸 안 기우는 동생 기정을 미술선생으로 취직시키시 위해 또 한 번 거짓말을 합니다. 그리고 운전기사에게 누명을 씌워 기택을 운전기사로, 복숭아 알러지가 있는 가정부 문광 역시 쫓아내고 충숙을 가정부로 들이게 됩니다.
이렇게 기택네 가족은 서로 가족이란 사실을 숨긴 채 박사장의 집에 운전기사, 가정부, 다혜 과외선생, 다송 미술선생으로 일하게 됩니다. 다송의 생일을 맞아 박사장가족은 캠핑을 떠나고 집이 빈 그날 기택네 가족은 박사장의 집을 제 집처럼 하다가 두고 온 게 있다는 전 가정부 문광의 방문으로 모든 것이 틀어지기 시작합니다. 박사장네 집 지하에는 숨겨진 방공호가 있었고 사업실패로 사채까지 써 쫓겨 다니던 문광의 남편이 박사장 가족도 모른 채 몇 년이나 방공호에 숨어 살았던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문광 부부와 기택네 가족의 다툼이 생기고 비 때문에 캠핑이 취소된 박사장 가족이 계획보다 일찍 집으로 오면서 상황은 아수라장이 됩니다.
충숙의 발길질에 머리를 다친 문광이 죽게 되자 문광의 남편은 분노하고 이들을 죽이려 내려간 기우를 제압한 후 지하에서 집으로 올라옵니다. 마침 박사장의 지인들과 기택네 가족이 모여 다송의 생일파티 중이었고 문광의 남편은 기정을 칼로 찌르며 사람들을 위협합니다. 문광의 남편을 보고 충격을 받은 다송을 병원으로 데려가려는 박사장을 기택이 칼로 찌르게 되고 결국 박사장과 기정은 죽고 기우와 충숙은 재판을 받게 됩니다. 박사장을 죽인 기택은 문광의 남편과 같이 그 집의 지하 방공호에 숨어 살게 되고 그걸 알게 된 기우가 돈을 많이 벌어 그 집을 사서 기택을 구해주겠다는 상상 속에 영화는 끝이 납니다.
함축된 스토리 설명이라 빠진 부분이 많지만 영화의 큰 맥락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해석은 2부 포스팅에서 하려고 합니다. 문광의 남편에게 수석으로 머리를 다친 기우가 한 달 뒤 병원에서 깨어납니다. 박사장을 죽인 기택의 검거를 위해 형사들이 기우를 따라다니지만 기택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박사장 가족이 이사를 한 뒤 어느 독일인 가족이 그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는데 먼 산에서 그 집을 바라보던 기우의 눈에 그 집의 전구가 모스부호로 깜빡이는 걸 보게 됩니다.
모스부호를 입으로 소리 내어 휴대폰에 녹음한 기우는 반지하 집으로 돌아가 해석을 해보는데 기택은 문광의 남편처럼 그 집 지하 빙공호에 숨어서 기우에게 닿지 않을지도 모를 모스부호를 통해 편지를 썼던 것입니다. 이후 기우는 먼저 돈을 많이 벌어 그 집을 사서 기택을 자유롭게 해주는 계획을 세우지만 그저 계획일 뿐, 기우는 충숙과 반지하 집에서 영화 처음처럼 그렇게 머물러 있습니다.
기우가 최저시급을 벌어 한 푼도 안 쓰고 모으면 547년이 걸린다는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에서 알 수 있듯이 기우의 계획은 늘 장황하지만 현실성이 없습니다.
비로 인해 반지하 집이 물에 잠겼을 때 기택은 아내 충숙의 투포환 던지기 메달을, 기정은 화장실 천장에 숨긴 담배와 비상금을 챙기지만 기우는 재물과 복을 가져다준다는 미신이 있는 산수경석을 챙겨 나오는 부분이 있습니다. 가장 급할 때 챙기는 제일 소중한 것으로 보면 기택은 아내에 대한 미안함, 기정은 현실적, 기우는 헛된 희망일 것입니다. 현실성이 없는 계획일지라도 거창한 계획 끝에 도달하는 희망이라도 없으면 지금의 현실을 버티지 못하는 그런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영화 기생충의 결말에서는 보편적인 영화들처럼 시원한 끝맺음이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의 등장인물들은 처음부터 부자도 아니고 처음부터 가난하지도 않았습니다. 부자라 해서 악하지만은 않고 가난하다고 해서 선하지도 않습니다. 잔인할 정도로 디테일한 현실적 관점. 그게 이영화를 본 관객들로 하여금 불편함, 씁쓸함 등을 느끼게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