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야 할 내용이 많다 보니, 오늘 또 영화 기생충 해석 비하인드 스토리입니다. 개봉 전 공개된 포스터의 밑에는 알 수 없는 여자의 다리가 섬뜩하게 등장하는데요. 사람들이 봉준호에게 누구의 다리인지 물어보지만 봉준호 감독도 궁금하다 라는 답변을 했습니다. 기생충의 포스터를 담당한 디자이너 김상만 감독이 시나리오를 읽고 촬영장에 몇 번 다녀 간 뒤 개별적으로 작업한 것이라 배우들 역시 궁금해했다고 합니다.
영화가 개봉이 된 지금 이 다리는 기택네 가족 중에 유일하게 죽는 기정이 아닐까 합니다.
영화 기생충의 초기 제목은 데칼코마니 였습니다. 박사장 가족과 기택네 가족의 같은 듯 다른 상황과 장면들이 데칼코마니 같다는데서 붙여진 제목입니다. 1차 예고편에서 인상 깊었던 나래이션은 연극배우이자 성우 박정자 님의 목소리입니다. 분위기 있고 걸걸한 기침소리까지 기생충 예고편의 느낌을 잘 표현하신 것 같습니다.
영화 기생충의 촬영은 의외로 90% 이상 세트장에서 촬영되었습니다.
박사장 가족의 집의 외부와 지하, 1층, 차고등은 전주 영화 종합촬영소에서 촬영했고, 2층의 내부는 안성 DIMA종합촬영소에서 찍었습니다. 세트 제작 당시 바닥 콘크리트부터 정원수를 심는 등 사람이 살아도 될 정도의 세트를 지었지만 촬영이 끝난 후 모두 해체했다고 합니다.
기택네 가족의 반지하 집도 세트입니다. 거기에 기택네 가족이 살던 동네마저 모두 세트장입니다.
영화 후반에 폭우로 동네가 물에 잠기는 장면이 있는데요. 로케이션으로는 무리가 있어 동네 자체를 세트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에서 기택네 집과 20여 동의 40가구의 집을 제작했습니다. 마침 세트가 지어지던 때 재개발 구역이 있어 양해를 구하고 창틀이나 문 등 세월의 흔적이 남아있는 많은 소품들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거기다 실제 음식물 쓰레기를 설치해서 자연스럽게 벌레가 날아다니게 하는 등 디테일한 설정을 더했습니다. 후반 기택네 집이 물에 잠기는 장면은 실제 물을 들이붓고 봉준호 감독과 촬영감독이 잠수복을 입고 들어가서 촬영했습니다.
기택의 가족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2014년도 출시된 LG G3인데요. 박사장 가족은 최신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은 소품에서도 두 가족의 차이를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정 브랜드를 차별하거나 비하하는 건 아닙니다.
박사장 가족의 집을 지은 건축가로 등장하는 남궁현자 라는 이름은 봉준호 감독의 고등학교 친구 남궁민의 이름에서 따온 거라고 합니다. 설국열차에서 송강호의 극 중 이름인 남궁민수 역시 같은 맥락인 듯합니다.
초반에 기택네 가족이 피자 박스를 접는 장면에서 참고하는 피자박스 접기 동영상은 실제 유튜브에 올려져 있는 영상입니다. 엔딩크레딧에도 이름이 명시되어 있는데 개봉 후 이 영상의 조회수가 급등했다고 합니다.
영화가 시작할 때 여섯 번의 종소리가 나는데 극장의 사운드 시설 체크용입니다. 영화 옥자에서도 종소리가 들어가 있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에서 이름을 따 기택과 충숙의 이름을 지었다고 말했습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기택, 기우, 기정 = 기 3 = 기 셋 그리고 엄마 충숙의 충을 더해 기셋충 = 기생충이라 하며 봉준호 감독의 디테일에 놀라워했습니다.
영화 기생충은 양극화라는 사회적인 문제를 직접적으로 영화를 통해 규명하고자 한 게 아니라 영화 그 자체에 집중했다 라는 뉘앙스로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예의라는 이름으로 들추지 않았던 잔인할 정도로 현실적인 부분들을 두 가족의 닮은 듯 다른 모습으로 영화를 통해 투영했다고 생각합니다. 기생, 공생, 상생. 조금씩 그 의미가 다른 이 단어들처럼 영화 기생충을 보는 관객에 따라 느끼는 부분도 조금씩 달라질꺼라 생각하고, 그것 역시 봉준호 감독이 의도한 바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영화 기생충의 총제작비는 150억 가량이 들었습니다. 블록버스터가 아님에도 꽤 많은 제작비가 사용되었는데요.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한 가지 의미 있는 이유는 바로 제작진들의 표준 근로계약이 아닐까 합니다.
영화 산업 전반에 걸쳐 제작진들의 과로, 열정 페이는 이미 그 악명이 높습니다. 2011년 영화인들에 대한 표준 근로계약서 제도가 도입이 되었지만, 현장에서는 거의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그 흐름을 차차 바꿔나가고 있는데요. 특히 국제 시장 제작 당시 당연한 근로기준법 하나를 준수한 것 만으로 화제가 되었던 건 우리나라 영화 산업 현장이 아직도 개선되어야 할 점을 시사해줍니다.
영화 기생충은 모든 제작진들의 표준 근로계약서를 작성했고 주 52시간 역시 준수했습니다. 제작비를 위해 제작진을 희생시키지 않았고 그 결과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 제작진들이 의도한 방향으로 영화가 잘 만들어졌고, 관객들은 완성도 높은 영화를 볼 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