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시즌2
촬영지 비하인드 스토리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게임 인기는 여전히 진행중~ 국내 탑 10 TV 차트 1위는 당연하고 미국 탑 10 콘텐츠 부문에서도 1위를 달성했다. 탑 10 콘텐츠 부문은 드라마, 예능뿐 아니라 영화까지 포함된 차트이기 때문에 오징어게임의 인기를 더욱 확인시켜 주는 셈. 오늘은 오징어게임 시즌2, 시즌1 촬영지,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한 포스팅이다. gogo!!
캐스팅 비하인드
황동혁 감독은 평소 배우 이정재를 보면서 저렇게 잘생기고 멋진 캐릭터를 한번 망가트려보고 싶어서 기훈 역에 캐스팅했다고 한다. 실제로 이정재는 다양한 작품에서 강렬하고 멋진 역할을 많이 맡았는데 이번 오징어게임에서의 기훈은 평범하고 낙천적이면서 뭔가 겁도 많고 살짝 찌질한 캐릭터다. 근데 뭐.. 아무리 망가져도 이정재는 이정재더만..
극 중 이정재와 박해수가 연기한 기훈과 상우가 마치 이란성쌍둥이 느낌이 나길 바랬다고 한다. 이란성쌍둥이는 서로 함께 태어났지만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기훈과 상우 역시 한동네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며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런 두 사람이 다시 오징어게임을 통해 만나게 되면서 결국 누구나 사회적 약자가 될 수 있음을 표현하려고 했다.
새벽 역에 정호연은 당시 뉴욕에서 패션위크를 준비 중이었다. 소속사로부터 오디션 영상을 찍어 보내라는 소식을 듣고 영상을 보냈는데 정호연의 영상을 본 황동혁 감독이 직접 보고 싶다고 연락을 했고, 바로 한국으로 들어와서 오디션을 봤다고 한다. 황동혁 감독은 새벽의 이미지를 완성시켜줄 배우를 찾지 못해 고민이었는데 정호연의 영상을 보는 순간 이 사람이구나 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오징어게임 캐릭터 의미
오징어게임의 참가자들은 모두 사회적 약자들이다. 아, 물론 001번 일남은 제외. 어찌 보면 일남 역시 약자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다른 참가자들과 결이 다르기 때문에 패스. 현대사회의 경쟁 속에서 낙오되고 실패한, 다양한 캐릭터들을 각각 하나의 등장인물로 만들어 오징어게임을 제작했다. 기훈, 상우, 새벽, 지영, 덕수, 미녀 등 모두 각자 사회의 한 단면을 대변한다.
그중에서도 배우 위하준이 연기한 황준호라는 캐릭터가 조금 독특한데, 준호는 주요 등장인물 중 유일하게 오징어게임에 관여하지 않는 인물이다. 형을 찾기 위해 잠입해있지만 참가자는 아닌 캐릭터. 준호의 길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관찰자의 시점으로 오징어게임의 실체와 본질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실제 오징어게임이 있다면 참여할까?
이정재는 어머니의 반대로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박해수는 지금 행복하기 때문에 굳이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정호연은 조금 고민을 한 뒤 상금을 떠나서, 목숨을 걸고 처절하게 단 며칠이라도 살아보는 기분이 어떤 느낌일까 경험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허성태는 돈이 삶의 의미가 아니기 때문에 불참, 위하준은 곧바로 1등 할 수 있다는 재치 있는 답변을 했다. 만약 진짜 오징어게임에 참여한다면 어떤 캐릭터로 참여하고 싶냐는 질문에 황동혁 감독은 의외로 덕수 캐릭터로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최측 가면의 의미
처음 오징어게임을 보면 분홍색 점프슈트에 가면을 쓴 주최측의 비주얼이 시선을 압도한다. 주최측이 쓰고 있는 가면을 보면 검은색 가면을 쓴 프론트맨을 제외한 나머지는 ○, □, △ 모양이 그려져 있다. ○는 일꾼, △는 병정, □는 관리자다.
황동혁 감독은 이 주최측 진행자 집단을 구상할 때 자신의 역할이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는 개미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일개미, 병정개미, 수개미, 여왕개미 등 역할이 확실히 나뉜 체계적이고 수동적인 조직을 그려내고 싶었던 것이다. 실제 작품을 보면 상급자가 질문하기 전에는 말을 할 수 없고, 가면을 벗으면 무조건 죽는다는 절대적 룰이 존재하는 집단이다.
오징어게임 시나리오 구상
무려 2008년에 첫 구상을 했고 2009년에 시나리오를 완성했다고 한다. 그때 당시 황동혁 감독은 만화방을 자주 다녔는데 데스매치, 서바이벌 류의 만화를 많이 봤었다. 이런 장르를 한국식을 바꿔서 찍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시나리오로 옮긴 게 오징어게임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소재가 너무 자극적이라 투자받기 힘들 것 같아서 묵혀두게 됐는데 10년이 지나서 다시 꺼내 읽어보니 지금의 사회와 맞닿아있는 부분이 많다고 느꼈고, 그런 부분이 대중의 공감을 얻을 수 있겠다 싶어서 제작했다고 한다. 그래도 투자를 받을 때 살짝 고생했다는 썰.
오징어게임 세트장
감독과 배우 모두 실내 세트장을 보고 공간에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할 정도로 세트장에 큰 정성을 들였다. 처음 등장하는 숙소 세트는 가운데 공간을 비우고 옆으로 침대를 켜켜이 쌓아 올린 모양으로 마치 콜로세움을 연상시킨다. 감독의 디테일이 여기서도 드러나는데 처음 모든 참가자들이 모인 장면에서의 인원은 정확히 456명이었다. 대충 보조출연자 분들로 그림만 만든 게 아니라 실제 456명을 담은 것.
채경선 미술감독이 오징어게임의 미술을 담당했다. 채경선 감독은 영화 인질, 엑시트, 말모이, 창궐, 남한산성, 상의원, 화이, 수상한 그녀들, 도가니 등 다양한 작품에 참여했다. 특히 황동혁 감독 작품 도가니, 수상한 그녀들, 남한산성 모두 참여한 걸 보면 감독이 전적으로 신뢰하는 미술감독인 듯하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여자아이 로봇은 80년대 교과서에 나오는 철수와 영희의 일러스트에서 참고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많이 했던 시대 배경을 소품에 녹여낸 것. 줄다리기 장면을 보면 당연히 CG를 사용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벽면과 천장 부분을 제외한 모든 부분을 실제로 제작해서 촬영했다.
게임 배경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구슬치기 배경인데 진짜 어릴 적 동네, 골목길, 석양 등을 구현했다. 미술팀은 이 세트장에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는데 돌담 위 흙먼지 하나까지 디테일하게 설정했다고 한다. 미술팀의 영혼을 갈아서 만들어낸 최고의 미장센이 아닐까 싶다.
징검다리 장면은 지상에서 1.5m 위에 실제 강화유리로 다리를 만들어서 촬영했다. 배우들이 연기를 할 때 진짜 높은 다리에서 점프를 하는 느낌을 받길 원했고, 그 과정에서 진짜 긴장하고 몸이 경직된 느낌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고 한다.
몽환과 현실 사이의 세트장 분위기와 각자 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의 감정들이 얽히면서 연기를 하면서도 실제 게임을 하는 느낌으로 사실감 있게 촬영했다. 특히 박해수는 뒤로 갈수록 흑화 하는 인물인데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니 실제로 공허함과 우울감을 느낄 정도였다고.
보통의 장르물을 보면 세트 자체가 무섭고 잔인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오징어게임은 세트장을 통해 어릴 적 감성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게 설계했다. 이런 부분이 잔혹한 게임 룰을 만나면서 그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듯.
배우들도 처음 세트장에 들어가면 다들 사진 찍기 바빴다고 하는데, 오징어게임 실내 세트는 보존했으면 좋겠다. 코시국이라 망설여지기는 한데 실제 저 공간 안에 들어가 보고 싶은 맘이다.
오징어게임 OST
오징어게임이 지금의 인기를 얻은 데는 OST의 역할도 컸다고 생각한다. 영화 기생충의 음악을 담당했었던 음악감독 정재일이 오징어게임 OST를 맡았다. 오징어게임 OST는 옛날 장학퀴즈 시그널 음악으로 나온 트럼펫 협주곡, 경양식 집에서 나왔을법한 클래식, 전자오락이 생각하는 특유의 전자음과 어릴 적 학교에서 썼던 리코더 등을 사용해서 작품의 분위기를 더욱 잘 살려냈다.
오징어게임의 의미
오징어게임은 어릴 적 골목이나 운동장에서 하던 놀이를 성인이 된 뒤 돈을 위해 다시 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특히 감독이 오징어게임을 선택한 이유는 어릴 적 했던 게임 중에서 가장 격렬하고 육체적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오징어게임의 특징이 지금의 현대사회의 모습과 닮아있는 부분이 있다.
어릴 적 추억이 떠오르는 장소와 놀이를 통해 동심을 불러낸다음, 돈과 목숨을 건 게임을 한다는 부분, 그리고 잔인한 상황이나 장면에서 어울리지 않게 따뜻하거나 명랑한 노래가 나오는 장치 등을 이용해서 절망적인 감정선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노렸다.
감독은 오징어게임이 치열한 경쟁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전쟁을 매일 치르는 우리들의 모습을 가시화시킨 느낌.
게임을 이해하거나 해법을 찾아가는데서 재미를 느끼는 게 아니라 그 인물들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승자보다는 패자에게 더 포커스가 가는 느낌. 살아남는 것이 승자이지만 살아남았다는 것 하나로 마치 패자인 것처럼 느껴지는 감정선들이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
오징어게임 촬영지
오징어게임이 이뤄지는 곳은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 섬인데, 이 섬은 인천광역시 옹진군 자월면 승봉리에 딸린 선갑도라는 섬이다. 실제 이 섬에 세트장을 만들어서 촬영한 것은 아니고 섬의 외부만 따왔다. 원래 선갑도는 무인도였지만 지금은 어느 기업이 소유하게 되면서 사유지가 됐고, 관리인이 상주중이라고 한다.
오징어게임 중 달고나 게임 촬영을 위해 실제 달고나 장인을 섭외해서 촬영장에서 직접 만들면서 찍었다고 한다. 세트장 안에서 하루 종일 달달한 냄새가 났다고. 제작진이 섭외한 달고나 장인은 혜화역 대학로에서 장사를 하신다고 한다. 원래도 장사가 잘됐었는데 오징어게임 이후에 웨이팅까지 생겼다고. 대학로 틴틴홀 맞은편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 앞에서 노점을 운영 중이다.
상우의 엄마가 운영하는 생선가게는 쌍문동 백운시장이다. 극 중 배경이 쌍문동인만큼 실제로 쌍문동에서 꽤 많은 촬영이 이루어졌다. 기훈이 머리를 빨갛게 염색한 곳은 쌍문동 옆 상계동에 위치한 민지미용실이고, 기훈이 새벽의 동생을 상우 엄마에게 부탁하는 장면은 우이동 삼우약국 앞 도로다.
오징어게임 비하인드 스토리
오징어게임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작품에 등장했던 소품들 역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주인공들이 입은 티셔츠와 트레이닝복, 달고나 뽑기 세트, 추억의 도시락 등은 벌써 비공식적으로 굿즈가 제작되어 꽤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마치 영화 기생충이 인기를 끌면서 짜파구리가 유행이었던 것과 비슷한 듯.
오징어게임 숙소 천장에 있던 거대한 황금 저금통. 그 안에 우수수 떨어지던 돈은 모두 가짜다. 지폐를 자세히 보면 오징어게임 로고인 ○, □, △가 그려져 있고 일련번호도 모두 동일하다. 그런데 어차피 우승을 해도 계좌에 돈을 넣어주니까 극 중 내용에서도 실제 돈을 쓰지 않는 설정이었을 수도 있겠다.
기훈, 상우, 새벽 세 사람이 남았을 때 주최측이 식사를 대접하는데 이때 장면을 보면 ○, □, △가 모두 그려져 있다. 그리고 바닥을 보면 마치 체스판처럼 보이는데 아마도 이건 이 세 사람 모두 체스판 위에서 싸우는 말 중에 하나일 뿐이라는 의미일 듯하다. 그들을 조종하는 건 욕망, 그리고 호스트.
체스판 위에 말들은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정해진 환경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다. 극 중 내용을 보면 주최측이나 호스트는 게임을 강요하지 않는다, 당신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라는 말을 반복한다. 하지만 이들은 참가자들의 선택을 간접적으로 강요하는 환경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서 결국 원하는 결과를 선택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단 한 명만 살아남는 것.
극 중 얼굴이 공개되어 프론트맨에게 죽는 주최측이 있었다. 대사 한 줄 없이 그저 얼굴 한번 보여주고 바로 죽었는데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배우는 이정준.
가면을 벗었을 때 우락부락한 얼굴을 예상했었는데 의외로 어리고 잘생긴 모습에 임팩트가 있던 장면이었다. 오징어게임 공개 이후 배우 이정준의 인스타그램 팔로우 수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오징어게임 시즌2
오징어게임의 결말을 보면 흔히 말하는 열린 결말이었다. 끝까지 사람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은 기훈, 그런 기훈에게 경고하는 프론트맨 황인호. 인호의 경고에도 다시 오징어게임으로 돌아가는 기훈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사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열린 결말은 대중에게 익숙한 장치다. 굳이 시즌2를 염두에 두지 않았더라도 감독은 관객들에게 스토리 이후의 내용을 맡겨버린다. 각자의 상상을 통해 더 다양한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겠지. 하지만 오징어게임처럼 재미있는 작품이라면 시즌2를 보고 싶은 게 대중의 마음이다.
오징어게임이 이만큼 흥행을 했고, 넷플릭스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오징어게임 시즌2가 제작될 가능성은 꽤 커 보인다. 조금 아쉬운 부분은 오징어게임 시즌1에 등장한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이미 죽었다는 것. 참가자 중 기훈을 제외한 모든 캐릭터들이 죽어버려서.. 참 매력적인 인물들이 많았는데..
그리고 시즌2가 나오더라도 제작 시기가 중요할 것 같다. 작년에 넷플리스에서 공개되었던 스위트홈, 보건교사 안은영 등은 당시 큰 인기를 얻으며 시즌2 제작에 대한 말들이 정말 많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뉴스가 없는 상태다. 다른 건 잘 모르겠고 스위트홈, 보건교사 안은영, 오징어게임 시즌2 제작 확정이라는 기사를 올해가 가기 전에 꼭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