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원작 등장인물 몇부작 (전도연, 류준열)
인생의 내리막길 중턱에서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빛을 향해 최선을 다해 걸어오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동명의 소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과는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 오리지널 작품이다.
완전 완전 기대 중인 이 드라마, 인간실격은 굿 와이프 이후 5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전도연과 운빨로맨스 이후 5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류준열이 출연한다. 이건 정말이지 그냥 딱 봐야 하는 드라마~ JTBC가 정말 오랜만에 선보이는 토일 드라마이기도 하며, 10주년 특별기획 드라마이기도 하다.
인간실격
《JTBC 토일드라마》휴먼 멜로
첫방송 2021년 9월 4일 (토, 일) 오후 10:30~
16부작
제작 DRAMAHOUSE, 씨제스스튜디오
연출허진호, 박홍수
극본 김지혜
허진호 감독은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각본과 조감독을 맡았던 이력이 있고, 1997년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로 데뷔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 데뷔작으로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과 작품상을 수상했고 3년 뒤 봄날은 간다로 청룡영화상 작품상을 한 번 더 받았던 이력이 있으신 감독님. 김지혜 작가는 영화 건축학개론, 소원 등을 집필했다.
인간실격 기획의도
사람의 인생을 대충 빛의 인생과 어둠의 인생, 이렇게 둘로 나눈다면 사람들은 어떤 인생을 살고 싶어 할까요. 대다수 사람들은 당연히, 최선을 다해 빛의 인생을 선택해 살아갈 것입니다. 아파도 눕지 않고 힘들어도 견디면서, 세상의 상식과 룰을 따르고, 비난받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그런 삶.
하지만 만약 이 도시 어딘가에 또 하나의 내가 있어 원래의 나와 좀 다른 인생을 살아 볼 수 있다면, 우리는 어쩌면 조금은 격렬한 어둠 속을 살아가게 놓아 둘지도 모르겠습니다. 드라마라는 것은 '한번 선택해서 살아보고 지워버릴 수 있는 어떤 삶을 만나는 일'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런 공상에서 출발해 한 번의 삶으로는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어둠 속에서 가장 평범한 일상의 이야기를 들려드려 볼까 합니다.
인간실격 주요인물
부정 (전도연)
결국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
좋은 작가가 되고 싶었던 대필작가. 대필작가로서도 실패한, 막 일용직 가사 도우미가 된, 이런 나를 내 가족에겐 들키고 싶지 않은 외로운 사람. 꽤 증오가 깊은 사연 있는 악플러. 다소 고지식한 연상의 먹물 아내. 일 년 전 아이를 유산한, 조울증이 있는 며느리 독한 년.
좋은 출판사에 다니는 제일 예쁘고 제일 자랑스럽고 제일 가여운 딸. 언제부턴가 거기 있어도 타인의 기억에 남지 않게 된 투명인간. 공부를 좋아하고 책을 좋아하고 공상하기를 좋아하고 인간을 좋아했던, 지금은 전혀 그렇지 못한,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중년의 어린애.
이렇다 할 이름 없는 자질구레한 고통들을 끌어안은, ㅈㅅ카페 회원. 가파른 내리막길 위에 서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으로는 아주 평범한, 순하지는 않아도 선한, 선했던 여자.
강재 (류준열)
결국 아무것도 못 될 것 같은 자기 자신이 두려워진 남자
아무튼 부자가 되고 싶은 모두의 오빠, 아들, 주로 대부분은 모두의 애인. 그런 역할 대행 서비스 운영자, 최저시급 10만 원. 스스로 1인 기업가라 부르는 호스트였던, 연상에게 늘 인기 있는, 상대가 스스로는 가질 수 없을 시간을 파는 남자.
아마도 아버지를 닮았을, 엄마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아들. 보통의 세상과는 비교할 수 없는 거친 세상에 두 발 당당하게 꽂고 서 있는, 누군가에게는 동경의 대상인 친구. 또 누군가에게는 어른인 척하지만,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한 여린 남자친구.
어떤 이에게는 제비처럼 겉만 번지르르한, 실속 없는 젊은 애. 지금 있는 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 갖춘 사람들과 섞이기 위해, 위험을 감당하며 더 가파른 계단을 뛰어넘으려는, 아직은 아버지도 필요하고 엄마도 필요한 청년의 어린애.
마음 한 곳에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소중히 남아 있는, 가파른 오르막길 앞에서 방향을 잃어가는, 얼마 전까지 소년이었던 남자.
정수(박병은)
부정의 남편이자 백화점 식품매장 관리팀장.
아마도 앞으로도 내내 철들지 않은 채로 어른이 되어갈 남자. 남들보다 한 뼘이나 큰 키 말고는 특별할 것 없는 어디에나 있는 젊은 아저씨. 연하의 물렁한, 가끔 내 편인 친동생 같은 남편. 어딘지 어수룩해서 미덥지 않은 하나뿐인, 내 눈 엔 젤 잘생긴 아들. 꼭 막내아들 같은 그런 사위.
젠체하지 않고, 문제 뒤로 숨지 않는, 괜찮은 직장 상사. 가끔 마치 책임감 강한 소년 같아지는 어른. 남편이 아닌, 아주 가까운 남사친으로 평생 곁에 두고 싶은 야심 없는, 따뜻하고 솔직한 남자. 일과 사람의 크고 작음을 따지지 않고, 언제나 똑같은 모습으로 집중하는, 너무 그래서 우유부단한, 좋은 의미로 영원히 철들지 않을, 무심한 다정을 타고 태어난, 은근히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선한 남자.
경은(김효진)
정수의 첫사랑.
정수 앞에서는 영원히 철들고 싶지 않은 이미 어른이 된 여자. 멀리서 보기엔 팔자 좋은 전업주부. 한 번에 잘 살고 싶어서, 별로 사랑하지 않는 비싼 남자와 결혼한, 그 남자의 돈으로 좋은 옷을 입고, 좋은 가방에 두둑한 지갑을 넣고, 좋은 구두를 신고, 남편이 입원한 병원으로 향하는, 온종일 남편의 간병으로 하루를 보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활의 때라고는 전혀 묻지 않은 여자.
여전히 20대 때처럼 젊고 예쁜, 여자가 보기엔 어딘지 얄미운, 남자친구가 많은 그런 여자. 평범하기 짝이 없던 숫총각 대학생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헤집어놓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청순하게 떠난, 뻔뻔한 첫사랑. 가지도 오지도 않으면서 괴롭게 하는, 가엽고 안쓰러운, 이기적인 사람.
인간실격 등장인물관계도
부정의 사람들
창숙(박인환): 부정의 아버지.
민자(신신애): 너무 걱정이 많은 정수의 엄마.
아란(박지영):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배우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강재의 사람들
딱이 [본명: 순주](유수빈) : 순주라는 본명 대신 딱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남자.
민정(손나은): 9년 차 아이돌 연습생에서 막 일반인이 된 불운한 청춘.
순규(조은지): 상냥한 동네 약사.
우남(양동근): 매일매일 비슷한 죽음을 만나는 요양전문병원 ICU 간호사.
미선(강지은): 강재의 철없는 엄마.
장규(이서환): 강재 아빠의 간병인이었던 조선족 출신의 안마 견습생.
종훈(류지훈): 호스트 팀장.
정우(나현우): 언제나 사람에 둘러싸여 있지만 정작 돌아갈 곳 없는 비운의 가정사를 가진 인물.
그 외 사람들
진섭(오광록): 여전히 혼자 옛날 세상을 사는 잘 나갔던 중년배우.
지나(이세나): 진섭의 애인.
40대 여자(박정언): 강재가 만난 40대 여자
준혁(강형석): 정수의 직장 후배
나의 아저씨에서 주역들의 성별만 반전시킨 리버스 버전 드라마가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고 하는데, 그렇게 보니 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암튼, 두 배우님들의 소름 끼치도록 담담한 연기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드라마.
사진출처: JTBC 인간실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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