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즌 이스케이프 (Escape from Pretoria)의 뜻은 프리즌 탈출이라는,... 말 그대로 감옥 탈출이라는 단순한 국내 제목의 해석이고요. 원작은 팀 젠킨의 회고록 (Inside Out : Escape from Pretoria Prison) 프리토리아 감옥에서 탈출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5월 6일에 개봉하고 영국에선 2020년 3월 6일에 개봉했던 오스트레일리아-영국 합작 영화로, 실제 남아공의 인권 운동가이자, 역사상 최고의 천재 탈옥범으로 유명한 '팀 젠킨'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에요.
해리 포터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유명한 영국 배우 89년생 '다니엘 래드클리프'와 호주 배우 88년생 '다이엘 웨버'가 각각 실존 인물인 '팀 젠킨'과 '스티븐 리' 역으로 출연했죠.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그의 영원한 불변의 수식어가 되어버린 해리 포터의 배우라는 것 외에 특별히 기억되는 다른 역이 생각나지는 않는데요. 본인도 그 문제로 마음고생이 매우 심했다고 해요.
원작자인 팀 젠킨이 죄수 역으로 카메오 출연도 했는데요. 옆 칸에 앉아서 본인의 역을 하고 있는 다니엘을 보니까 기분이 묘했다고 해요. 원작인 책을 집필할 당시 원고를 본 사람들이 다들 "와.. 영화 원고를 써놨네!"라고 했고, 책이 출간됐을 때 신문 지면에 실렸는데요. 그때 영화사들이 연락해 와서 그제서야 실감이 났다고 하네요.
84년생 영국 감독 '프랜시스 아난'
프리즌 이스케이프의 배경은 인종차별이 극심한 1970년대 남아프리카, 흑인이 대부분인 나라임에도 극소수의 백인이 모든 것을 독점하며 극심한 인종차별(아닌 탄압) 정책이 펼쳐지는 곳에서 두 젊은 '백인'이 부당하고 야만적인 백인지상주의에 맞서 흑인들과 연대 인권운동을 펼칩니다.
백인의 각성, 흑인의 분발을 촉구하는 전단지를 폭탄을 이용해 뿌리는 방식이 소박하지만 오히려 신선했는데요. 전단지의 내용은 금지된 아프리카 국가 의회에 가담해 흑인 및 아시아계 동료들과 함께 반 아파르트헤이트 임무를 수행하며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모든 인정의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싸워야 한다는 소식을 전파하는 겁니다.
※ 아파르트헤이트(아프리칸스어: Apartheid)는 과거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백인정권에 의하여 1948년에 법률로 공식화된 인종분리 즉, 남아프리카 공화국 백인정권의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정책을 말합니다. 1990년부터 1993년까지 벌인 남아공 백인정부와 흑인 대표인 아프리카 민족회의와 넬슨 만델라 간의 협상 끝에 급속히 해체되기 시작해, 민주적 선거에 의해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넬슨 만델라가 1994년 4월 27일 완전 폐지를 선언하였습니다.
아파르트헤이트는 모든 사람을 인종 등급으로 나누어 백인, 흑인, 컬러드, 인도인 등으로 분류하였으며, 인종별로 거주지 분리, 통혼 금지, 출입구역분리 등을 하는 등, '차별이 아니라 분리에 의한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사상 유례가 없는 노골적인 백인지상주의 국가를 지향합니다.
아파르트헤이트 치하의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FIFA 월드컵과 올림픽 등 국제 스포츠 대회 참가가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프리즌 이스케이프에서는 주인공이 반 아파르트헤이트 운동을 하다 수감된 정치범인 것에 비해 이야기 전체적으로 정치적인 소재가 등장하거나 복잡한 스릴러 장르를 다루는 영화는 아니었고요. 극 초반부터 끝까지 대부분의 내용을 탈옥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과정으로 채워 넣은 진지한 탈옥 영화라는 것.
영화 초반에 주인공인 팀 젠킨의 흑인 여자 친구가 잠깐 등장하고 영치금을 전달하며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말라고 합니다.
백인이 흑인들을 동조하고 인권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팀 젠킨'은 12년, 친구이자 동지인 '스티븐 리'에게는 8년이라는.. 생각보다 엄중한 중형이 선고되고, 두 사람은 백인 정치범 혹은 양심수만 수용하는 가장 악명 높은 프리토리아 감옥에 수감됩니다.
주인공인 팀 젠킨은 놀랍게도 404일 만에 나무 조각으로 열쇠를 만들어 15개의 문을 열고 탈옥에 성공하는 내용인데요. 강철문 15개를 나무 조각을 깎아 열쇠를 만들어 탈옥을 감행하는 설정이 현실적이지 않았지만, 실화라는 점에 놀라웠고요. 집요하게 질문하고 엄포를 놓는 교도소장과 간수들은 있었지만, 잔인하게 억압하거나 핍박하는 장면은 없습니다.
그들이 어떤 일을 하다 감옥에 들어왔는지, 왜 감옥에서 나가고 싶어 하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그냥 감옥에서 탈출하는 과정과 방법만 집요하게 다루지만, 적절하게 숨죽이게 되는 긴장감도 있습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정말 단순하고 심심하고 담담하지만, 실존 인물인 팀 젠킨의 집요한 시선을 따라 집중하게 되는 매력은 있었어요.
열쇠 모양을 하나하나 눈으로 보고 기억해 조각을 맞춰 나무 열쇠를 만들고, 그것으로 강철문을 열고 나오는데요. 이런 마법 같은 이야기가 실존하는 걸 보니, 우리는 수많은 장애물 속에서도 어떻게든 새로운 방법을 찾아가고, 정말 자유를 향한 인간의 갈망이 이렇게도 강력한 것이구나..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던 영화입니다. 프리즌 이스케이프 리뷰 이만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