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하고, 과연 다음 아시아나의 주인은 누가 될까? 다들 궁금해 하실텐데요. 오늘은 아시아나항공이 위기에 처한 이유와 매각 이유를 알기 쉽게 총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재벌들은 회사를 그룹이라는 덩어리로 묶어서 가지고 있는데요. 아시아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속한 회사입니다. 이 그룹에서 아시아나를 팔기로 하면서 여러 가지 경영 효율화 방안을 도입하는 중 결국엔 매각을 결정하게 된 것인데요.
지금의 아시아나의 상황을 이해하려면 10여 년 전으로 돌아가 봐야 합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그룹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이라는 큰 회사를 샀습니다. 무려 10조 넘게 들었는데요. 이때 아시아나가 투자한 돈이 1조 6500억 원가량, 대부분이 외부에서 빌린 돈이었습니다.
이게 잘 됐다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2008년에 금융위기가 오면서 경기가 어려워지고 그룹은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재계 서열 7위까지 올랐던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10년 만에 중견기업으로 내려앉게 됩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원인은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도맡았기 때문인데요. 박삼구 회장의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2008년 금호그룹은 해체를 당했는데, 이후에도 그룹 재건을 위해 박삼구 전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돈을 계속 끌어다 쓰게 돼요. 기업의 미래를 위해 재투자돼야 할 돈이 모조리 그룹의 재건비용으로 들어갔으니 재무적 펀더멘탈은 당연히 약화되었습니다.
결국에는 아시아나의 빚은 계속 늘어갔는데요. 빚을 더 비싼 이자의 빚으로 갚는 악순환이 계속됐습니다. 나중에는 항공료 운임에서 나오는 매출을 담보로 돈을 당기기 시작합니다. 이걸 ABS (Asset Backed Securities) 자산유동화증권이라고 부릅니다. 이게 현재의 위기를 초래한 주요 원인입니다.
빚은 회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늘어났고, 아시아나가 빌린 돈은 작년 말 기준 3조 4천400억 원. 이 가운데 당장 올해 갚아야 할 돈만 1조 3천억 원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그룹에선 갚을 돈이 없으니까 채권단(이미 돈을 빌려준 사람들)에게 '앞으로 잘할 테니 돈을 추가로 지원해달라'라고 했고, 채권단에선 '돈을 더 지원받고 싶으면 아시아나를 팔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채권단이 굳이 매각을 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현 박삼구 금호 체제하에선 자금줄 역할을 할 게 뻔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도 더 이상 받을 수가 없고, 그렇다고 산업은행을 위시한 채권단이 국적 항공사를 망하게 내버려 둘 수도 없었습니다.
채권단은 아시아나를 우선 금호로부터 독립시키고, 자금이 풍부한 새 주인을 만나게 하여 다시 튼튼한 기업으로 만들려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작년에 아시아나 항공은 20여년간 잘 해오던 기내식 제공 업체를 바꾸면서 기내식 대란이 있었는데요. 기내식 공급을 3개월 단기 계약한 '샤프도앤코'의 회사의 협력사 대표A씨가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샤프도앤코의 대표가 아니라 협력사 대표입니다.) 이때 바꾼 것도 그룹을 위해 돈을 확보하려다 생긴 문제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아시아나가 이렇게 빚이 많은데 살 기업이 있을까? 싶지만요. 그룹 때문에 빚은 많았지만, 회사 자체로 봤을 때는 돈을 못 버는 건 아니었고, 항공산업이 또 전망이 좋다 보니 항공이나 물류 관련 기업을 운영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회사들이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습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 지분 33.47%를 가진 최대주주인데요.
그룹은 아시아나 매각 주간사 선정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매각절차를 진행할 예정이고요. 매각 방식은 지분 매각과 3자 유상증자를 묶은 방식으로 자회사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함께 매각됩니다.
금호산업은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 최종 입찰에서 모두 3개의 컨소시엄이 입찰서를 접수했다고 밝혔는데요.
매각 최종 입찰에 참여한 컨소시엄은 HDC-> 현대산업개발, 미래에셋 대우 컨소시엄, 제주항공-> 애경그룹, 스톤브릿지 컨소시엄, KCGI-뱅커 스트릿 컨소시엄입니다.
금호산업은 향후 최종 입찰안내서 제한요건 충족 여부 및 사전 수립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준에 따른 평가, 국토교통부의 인수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최종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해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는 약 1주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나 변동될 수 있으며, 금호산업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완료해, 매각을 종료한다는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