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독전은 아시아 최대 유령 마약 조직의 보스 이선생을 잡기 위해 펼쳐지는 암투와 추격을 그린 범죄 액션 영화입니다. 홍콩의 영화감독 두기봉이 연출했던 '마약전쟁'이라는 영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졌지만 기본적인 구성만 같을 뿐, 세부적인 스토리와 감정선과 결말이 완전히 다른 영화에요.
독전(Believer)
2018.05.22 개봉 | 15세 관람가
감독 이해영
출연 조진웅, 류준열, 김주혁
박해준, 김성령, 차승원 등
저희가 부산살때 였어요. 작년 5월 30일이었는데, 안타깝게도 6월 2일에 무대인사를 한다고 해서 무척 아쉬웠던 기억이 나네요.ㅎ 영화 독전은 극장판 개봉 이후 따로 감독판이 나왔었는데요. 최근에 감독판을 봤는데, 다시 봐도 재미있더라고요.
▶ 영화 독전 OST
'Imagine Dragons - Believer'
▶ 영화 독전 등장인물
배우 조진웅은 그림자 같은 마약 조직 보스 이선생을 잡기 위해 모든 것을 건 형사 원호 역할로 등장하는데요. 극 중 박선창(박해준)을 속이기 위해 마약을 해야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원래는 촬영용 가루를 사용해야 하지만 실감 나는 장면을 위해 소금과 분필가루를 사용했다고 해요.
100% 연기가 아니라, 실제 고통스럽게 촬영했다고 하는데요. 연기에 대한 열정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실감나는 장면이 만들어지기도 했고요.
락(류준열)의 편이자 친구 같은 농아 남매 역으로 배우 김동영, 이주영이 등장하는데요. 염전에서 순도 높은 마약을 만드는 전문가이자 락(류준열)의 최측근인 캐릭터에요. 유머러스한 수화 연기가 너무 잘 어울렸는데요. 이 농아 남매에도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요.
원래는 농아 남매가 아니라 농아 형제로 캐릭터가 잡혀 있었다고 하는데요. 배우 이주영은 원래 조진웅의 부하 여형사와, 영화 초반 조진웅의 수사를 돕다 죽게 되는 수정 역할로 오디션을 봤지만 농아 형제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이해영 감독과 상의 후 농아 남매로 변경, 촬영하게 됐다고 해요.
영화 독전에서 제일 이슈가 되었던 건 역시 배우 진서연 이라고 생각해요. 중국 최대 마약상 진하림(김주혁)의 여자 보령 역으로 캐스팅되었어요. 원래는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배우인데 이번 영화를 통해 정말 독하고 강렬한 연기를 보여줬는데요. 짐승을 보는 듯한 연기였다는 평도 있었습니다. 15세 관람가 영화인데 예상치 못한 파격 노출도 있었고요.
▶ 여기서부터 영화 독전 결말과 해석에 관한 이야기에요. (스포 O)
형사 원호(조진웅)가 쫒던 이선생은 바로 락(류준열)이었어요. 락(류준열)을 찾아간 원호(조진웅)는 어느 집 안에서 서로 독대를 하는데요. 의자에 앉아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각자 커피잔 옆에 총을 올려놓고 대화를 해요. 그리고 집 밖의 풍경과 농아 남매의 모습을 보여주다가 단 한 발의 총성이 울리고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 독전이 개봉했을 당시 이 열린 결말 때문에 수많은 추측이 있었는데요. 원호가 락을 쐈다, 락이 원호를 쐈다, 원호가 스스로 자살을 했다, 락이 자살을 했다, 혹은 락이 이선생이 아니라 원호가 진짜 이선생이다 라는 의견까지 있었어요. 이해영 감독이 의도했던 열린 결말의 바람직한 예라고 생각하는데요.
나중에 공개되었던 감독판에서는 조금 더 디테일한 결말이 나와요. 바로 총소리가 들린 다음 얼굴에 피를 묻힌 원호(조진웅)가 집 밖으로 나오는 장면이에요. 결국 살아남은 건 원호(조진웅), 죽은 건 락(류준열)이에요. 원호가 직접 락을 쐈는지, 아니면 락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는 역시 열린 결말로 남겨두었던 결말이었어요.
영화에서는 이선생이 정확히 누구다! 라고 명시하는 게 없어서 원호(조진웅)가 이선생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던데요. 일단 이선생은 락(류준열)이 확실해요. 이해영 감독이 CGV 무대인사에서 직접 밝히기도 했고요.
총성이 울리고 얼굴에 피를 묻힌 원호(조진웅)가 밖으로 나오는 장면에서 원호가 락을 죽인 게 아니냐 하는 의견도 있는데요. 저는 락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거라고 생각해요. 원호가 락에게 '넌 살면서 행복했었던 적 있냐' 라고 물었을 때 락의 표정은 자기 자신과 삶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는 그런 표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원호의 총은 리볼버형 권총이었고, 락의 총은 일반 권총이었는데요. 락이 원호의 총으로 자살을 한 게 아닐까, 그래서 마지막에 리볼버 총소리가 나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해요.
'故 김주혁 님을 기억합니다'
극장에서 영화를 봤을 때 엔딩크래딧에 올라왔던 장면이에요. 김주혁은 본인의 분량을 모두 촬영한 후 사고로 사망하셨는데요. 원래 독전이라는 제목은 개봉 전 잠시 붙였던 임시 제목이었지만, 이해영 감독은 '김주혁에게 알려준 제목은 독전이니 바꾸지 말고 이대로 가자'라고 해서 독전으로 개봉했다고 해요.
그리고 영화 마지막에 락(류준열)의 집에서 돌아가고 있는 LP판이 나오는데요. 이 LP판 제목은 김주혁 이름의 한자 뜻을 영어로 바꾼 단어라고 해요. 김주혁을 영화에 남기고, 관객들에게도 알리고 싶었던 이해영 감독과 제작진의 메시지라고 합니다.
후반으로 가면서 스토리의 개연성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배우들의 연기가 너무 훌륭해서 재미있게 봤던 영화였어요. 악마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락(류준열), 그리고 이선생을 잡기 위해 자기 자신을 잃어버린 형사 원호(조진웅), 절대선도 절대악도 아닌 어쩌면 중립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보는 관객에 따라 선과 악을 다르게 볼 수 있는 영화인 것 같아요.
영화 독전의 부제가 Believer인 것처럼, 그리고 열린 결말로 여지를 남겨둔 것처럼, 관객 각자가 생각하고 믿는 것이 진실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