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복순 결말 후기 줄거리 (진짜 아쉬운 점 세 가지)
2023년 상반기 개봉하는 영화 기대작 중 하나였던 전도연, 설경구 주연의 길복순이 3월 3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었습니다. 중학생 딸을 키우는 평범한 엄마의 삶과 동시에 업계에서 전설로 불리는 암살자인 길복순 역에 전도연이 캐스팅되면서 이미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은 작품인데요.
영화 길복순 후기, 결말, 줄거리 그리고 기대한 만큼 정말 아쉬운 점 세 가지를 정리해 봤습니다.
길복순
넷플릭스 오리지널
2023년 3월 31일 공개
청소년 관람불가
길복순 세계관 줄거리
'살인 한 번이면 참을 인(忍) 세 번을 면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통용되는 암살자 집단들, 그중에서도 정점에 있는 MK는 차민규(설경구), 차민희(이솜) 남매가 운영하는 최고의 암살자 회사인데요. MK 소속 암살자 중에서도 레전드로 불리고 있는 인물이 바로 길복순(전도연)입니다.
원래 암살자들은 의뢰를 받으면 실행에 옮기고 돈을 받는 일을 하는데요. 이 시장이 커지면서 여러 잡음도 생겨나게 됩니다. 이때 MK 대표 차민규는 다른 킬러회사 대표들과 모임을 통해 협회를 만들고 질서와 규칙을 정하는데요. 그들만의 규칙, 이 설정은 영화 존 윅과 비슷한 느낌이 있네요.
규칙 1. 미성년자는 대상에서 제외 할 것.
규칙 2. 회사가 허가한 작품만 할 것.
규칙 3. 회사가 허가한 작품은 반드시 시도할 것.
길복순 후기
영화 길복순의 감독 변성현은 평소에도 전도연의 팬이라고 밝혔어요.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 꼭 전도연을 캐스팅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변성현 감독이 어느 정도 전도연의 팬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요.
평소 전도연이 식물을 좋아하고 키우는 것을 영화 길복순에 그대로 차용한 것, 그리고 전도연의 실제 이모 이름 복순을 캐릭터 이름으로 쓴 것들이죠. 참고로 길복순의 중학생 딸의 극 중 이름은 재영인데요. 실제 전도연에게도 중학생 딸이 있고 이름 역시 재영입니다.
전설적인 킬러라는 설정답게 다양한 액션 장면들이 나오는데요. 극 중 설경구가 다른 킬러회사 대표들과 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자신과 대립하는 김성오를 처리하는 장면을 보면, 영화 킬 빌에서 일본 야쿠자 조직들을 통합한 루시 리우가 자신의 출생을 문제 삼던 다른 조직 두목을 처리하는 장면을 오마주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극 중 전도연은 전투를 하기 전, 머릿속으로 시물레이션을 해서 실수, 혹은 실패를 미리 계산해 보는 액션을 보여줬는데요. 가이 리치 감독이 영화 셜록 홈즈에서 자주 사용했던 장면을 오마주 한 것 같아요. 다양한 연출을 통해 조금 더 밀도 높은 액션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전설적인 킬러지만 중학생 딸의 영향으로 생각이 많아진 길복순. 암살자라는 특성 때문에 어제의 친구도 오늘 바로 죽여야 하는 비정한 삶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았지만, 작은 균열로 시작한 내면의 변화는 암살자 협회 전체를 뒤흔드는 지진이 되어 모든 걸 파괴하기 시작합니다.
길복순 결말
영화 길복순의 결말은 꽤 간단합니다. MK의 수장인 차민규(설경구)와 차민희(이솜)는 남매이지만 차민희가 차민규에게 가지는 감정은 가족이라기보다는 이성에 가까운데요. 둘 사이가 배다른 남매인지, 혹은 진짜 이성으로 오빠를 좋아하는지는 작품 안에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차민규가 길복순(전도연)을 특별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차민희에게 길복순은 질투의 대상이자 눈엣가시일 뿐이죠.
길복순은 A급 의뢰를 받지만, 그 대상자는 이제 막 성인이 된 인물. 암살을 의뢰한 인물은 바로 그 사람의 친 아버지였습니다. 정치인이었던 오정식은 자신에 관련된 비리를 덮기 위해 아들을 처리해 달라는 비정한 의뢰를 한 것이죠. 암살자 협회의 룰에 따라 길복순은 무조건 이 암살을 시도해야 하지만,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암살에 실패했다고 거짓 보고를 하게 됩니다.
평소에도 길복순이 싫었던 차민희는 이 케이스를 이용해서 길복순을 처리 할 계획인데요. 물론 차민규는 길복순을 보호하고 지키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차민희의 이간질로 평소 길복순과 친분이 있던 다른 암살자들이 길복순을 공격하게 만들고, 길복순은 킬러의 본능대로 모두 처리해 버립니다.
이후 MK와의 재계약을 위해 회사에 간 길복순은 차민희를 만년필로 처리하고, 피 묻은 만년필을 차민규에게 보냅니다. 암살자 세계에서 피 묻은 칼을 보내는 것은 1대 1 도전을 의미하며 한 명이 죽을 때까지 싸우자는 표시인데요. 암살자 협회의 정점이자 자신의 스승과 같은 차민규를 처리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죠.
길복순이 전설적인 암살자이긴 하지만 차민규에게는 절대 이길 수 없는데요. 수많은 시물레이션을 해봐도 길복순이 이길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없었어요. 하지만 차민규가 길복순에게 알려준 수칙. 상대의 약점을 찾고, 그 점을 공략한다. 차민규의 약점은 바로 길복순이죠.
길복순은 언제부터 자신에게 마음이 있었냐는 질문으로 차민규를 흔든 다음, 그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결투에서 승리하게 됩니다.
일상으로 돌아온 길복순과 딸 재영(김시아)의 모습. 그리고 자신의 아들을 죽여달라고 의뢰한 정치인의 사망 뉴스. 재영을 힘들게 했던 문제를 직시하고 스스로 해결해 내는 재영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끝이 납니다.
영화 킬 빌에서의 블랙코미디가 가미된 날것 그대로의 액션, 셜록 홈즈에서 실제로 싸우기 전에 마치 체스를 두듯 머릿속으로 싸우는 흥미로운 설정을 좋아하고 뻔한 신파를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꽤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인데요. 스토리보다는 영상미가 관전포인트이기 때문에 자세한 스포는 의미가 없어 생략하겠습니다.
길복순 아쉬운 점 세 가지
스타일리시한 액션 장면들과 전도연, 설경구, 이솜, 구교환 등 배우들의 열연으로 꽤 재미있게 본 영화인데요. 분명 재미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아쉬운 부분들이 크게 느껴졌어요. 이렇게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친절하지 못한 스토리
길복순 내에는 암살자로써 살아가는 킬러 길복순과 중학생 딸을 키우는 엄마 길복순의 삶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길복순 외에 차민규, 차민희, 한희성(구교환) 등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는데요. 짧은 시간 안에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니 인물의 배경 설정이나 인물 간의 히스토리를 디테일하게 설명해주지 못한 느낌이었어요.
길복순은 15년 전 임신을 하게 되는데, 이때 MK 대표인 차민규에게 일에 지장을 주지 않겠다는 약속을 한 뒤 딸 재영을 낳았습니다. 극 중에서는 재영의 아빠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데요. 재영의 아빠에 대해 묻는 차민희에게 차민규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차민규가 러시아 A급 의뢰를 처리하기 위해 공항에 갔을 때, 어린 딸과 함께 있는 어느 가족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이 장면을 통해 관객들에게 길복순의 딸, 재영의 아빠가 차민규일 가능성이 높다는 열린 스토리를 전달한 것 같아요.
그리고 차민규와 차민희 남매의 히스토리, MK를 제외한 다른 암살자 조직들의 역할 등의 분량이 너무 적어서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아쉬움이 좀 컸던 것 같습니다. 특히 길복순 결말의 스토리가 가장 아쉬웠는데요.
차민규는 길복순을 이길 수 있는 실력이 있음에도 애초에 길복순을 죽일 생각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 마음에는 길복순을 애틋하게 여기는 마음이 있었겠죠. 그런데 길복순과 싸우기 전, 부하를 길복순 집에 보내서 길복순이 자신을 죽이는 장면을 딸 재영이 실시간으로 보도록 만드는데요. 길복순에게 가장 큰 고통을 주기 위해 이런 방법을 선택했다고 하죠.
길복순을 지키기 위해 다른 조직들을 힘으로 제압하고, 마지막 결투에서도 자기 목을 내어줄 정도로 길복순을 아끼면서도, 그런 길복순이 가장 고통스러워할 것 같은 일을 한 그 복잡한 내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느낌이었어요.
화려한 볼거리에 포커스가 있는 영화라면, 차라리 길복순이 차민희의 계략으로 다른 회사의 암살자들을 죽였을 때, 그 일을 해결하겠다고 차민규가 나서서 길복순에게 결투를 신청하고, 일부러 길복순에게 지는것으로 길복순을 지켰다면 어땠을까 싶은데요.
평소 차민규를 오빠 이상으로 생각하던 차민희의 분노는 폭발할 것이고 자신이 가진 모든 힘과 타 조직을 동원해서 길복순에게 복수하려 했겠죠. 존 윅같은 영화에서 자주 사용한 설정으로, 클리셰적이긴 하지만 오히려 이런 스토리가 더 자연스럽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2% 부족한 액션
길복순이 공개되기 전부터 전도연과 이연의 액션신은 선공개를 통해 화제가 되었는데요. 거의 대역 없이 배우들이 직접 액션신을 소화했고, 그 장면을 롱테이크와 풀샷을 통해 보여줬습니다. 황정민, 설경구, 구교환 등의 액션도 좋았는데요. 역시 좋았기 때문에 2%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했어요.
암튼, 참고로 여기서 전도연과 겨루는 이연은 일타스캔들에서 전도연의 아역으로도 출연했었는데요. 어린 남행선과 어른 남행선으로 연기한 전도연과 이연이 길복순에서는 암살자 선후배 사이로 등장해서 남다른 캐미를 보여줬습니다.
다시 액션이야기로 돌아가서, 전도연과 이연의 액션신을 보면 분명 속도감과 타격감도 있고 괜찮았지만.. 조금 더 디테일에 신경을 썼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은데요. 같은 액션이라 해도 여성과 남성은 속도에서 차이가 나기 마련입니다. 똑같은 칼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둘러도 근육량에 따라 휘둘러지는 속도가 다른데요. 카메라를 통해서 보면 그 속도 차이는 더 확연해지죠.
그래서 여자 킬러라고 하면 큰 동작으로 휘두르는 장면보다는 정면에서 찌르고, 빠르게 상대의 공격을 막고 제압하는 체술 위주의 액션이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요. 설정상 길복순은 킬러 업계에서 전설로 불리는 인물이지만, 액션을 보면 다른 킬러들과의 차이점이 크게 느껴지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왜 하필 영화로?
처음 시나리오를 접한 넷플릭스 측은 변성현 감독에게 드라마로 제작할 것을 권유했다고 하는데요. 변성현 감독은 영화로 제작하는 것을 고집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전도연, 설경구 등의 스케줄 문제로,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제작할 경우 다른 배우를 캐스팅해야 하기 때문이었죠.
앞에 언급한 것처럼 변성현 감독은 전도연의 오랜 팬입니다. 이번 작품에서 꼭 전도연과 함께 하고 싶었던 감독의 마음은 잘 알겠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드라마로 제작했다면 더 재미있었겠다는 아쉬움이 가장 컸는데요. 이 캐릭터들과 이런 스토리라면 2개의 시즌으로 총 12부작도 괜찮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정된 러닝타임 안에서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니 앞서 언급했던 각 캐릭터들의 입체감과 히스토리를 설명하기에는 정말 부족했는데요. MK 수장 차민규에게 대립했던 다른 암살 조직 대표 신상사(김성오)는 특별한 활약도 없이 조금 개기다가 차민규에게 맞아 죽었습니다.
전도연이 친하게 지냈던 후배 구교환 과의 인연에 대한 설명, 차민규 차민희 남매에 대한 캐릭터 설명, 길복순이 전설로 불리게 된 과거의 수많은 활약, 다른 암살자들의 색다른 액션 등 드라마로 제작하면 이야깃거리가 정말 많을 것 같은데 왜 굳이 영화였을까 하는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사진출처: 넷플릭스 길복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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