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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커피숍 손탁호텔의 여주인 앙투아네트 손탁

두영~it 2019. 7. 17. 00:58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숍은 정동구락부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정동구락부는 원래 고종 시절에 왕실 소유의 한옥이었습니다. 정동 29번지에 위치했는데 지금의 이화여고 자리입니다. 정동구락부가 있던 자리에 손탁호텔이 세워지고 손탁호텔 1층으로 그 커피숍이 이어지게 되는데요. 손탁호텔과 정동구락부, 그리고 고종의 신임을 받아 손탁호텔을 운영했던 독일인 앙투아네트 손탁이라는 인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숍

앙투아네트 손탁이 운영한 손탁호텔 - 출처 나무위키

 

앙투아네트 손탁은 1885년 러시아 공사로 대한제국에 왔던 베베르의 부인의 언니였습니다. 프랑스어, 독일어, 러시아어, 영어를 구사하던 손탁 여사는 통역사로서 일을 합니다. 4개 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던 실력으로 한국어 역시 빠르게 익혔고, 명성황후와 고종의 두터운 신임을 받게 됩니다. 커피에 관한 이야기에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지만, 근대 한국사에서도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 당시 조선은 개화기를 맞아 외국 여러 나라들의 외교사절이 방문하게 되는데 이때 외국어에 능통하고 수완이 좋았던 손탁 여사의 역할이 두드러졌습니다. 외교사절들을 위한 연회를 계획하고, 서양의 요리를 대접하는 등, 특히 외국의 문물에 관심이 많았던 명성황후의 절대적인 신임을 얻게 됩니다.

 

1895년 고종은 손탁 여사에게 정동 29번지 왕실 소유의 땅과 한옥 등을 선물합니다. 어찌 보면 단순한 고마움의 표시 일 수 있지만 정치적으로 보면 앞으로 손탁 여사의 활약을 기대하는 투자로도 볼 수 있습니다. 손탁 여사는 이 한옥집을 서양식으로 장식하고 대한제국에 방문하는 많은 외교사절들의 사교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정동구락부에는 차츰 조선의 개화파 관료들과 문화인, 지식인들이 모여들었고 이들은 일본을 배척하고 자주적 근대화를 추구하게 됩니다. 그래서 정동구락부는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숍이자, 역사적으로 배일 운동의 근거지가 됩니다. 

 

 

손탁호텔

손탁 호텔 1층 커피숍 - 출처 smartK

 

다음 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아관파천이 일어납니다. 고종은 러시아공사관으로 피신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도 손탁 여사가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고종은 훗날 손탁 여사에게 감사의 뜻으로 정동구락부가 있던 곳에 서양식 벽돌 건물을 지어주게 되는데 이 곳이 바로 손탁호텔입니다. 대한제국을 방문하는 많은 외국의 귀빈들이 이 손탁호텔에 묵었는데, 러일전쟁을 취재하러 온 종군기자였던 윈스턴 처칠, 그리고 미국의 소설가 잭 런던 등도 손탁호텔에 묵었습니다. 

 

미스터 선샤인이라는 드라마에서 글로리 호텔이란 곳이 나옵니다. 배우 김민정이 호텔의 주인으로 운영을 하는 곳이었죠. 많은 외국인들이 묵고, 1층에는 커피숍이 있었습니다. 배우 김민정은 극 중 프랑스어, 일어, 영어 등을 잘하는 신 여성으로 나왔습니다. 이 글로리 호텔과 배우 김민정이 연기한 역할이 바로 손탁호텔과 앙투아네트 손탁 여사에서 이미지를 가져온 거라고 합니다. 

 

 

손탁호텔 터

이화여고에 있는 손탁호텔 터 - 출처 인스타그램

 

손탁 여사는 1909년 러일전쟁에서 러시아가 패하고 을사조약이 체결된 뒤 프랑스로 돌아가게 되는데요. 그때까지 손탁호텔을 운영하며 고종과 조선을 위해 많은 일을 했던 인물입니다. 1917년 손탁호텔은 이화학당에서 기숙사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매입했으며 1922년 건물을 신축하면서 손탁호텔은 헐리게 됩니다. 지금은 이화여고 내에 작은 돌 비석으로만 손탁호텔이 있었던 자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앙투아네트 손탁

앙투아네트 손탁(오른쪽에서 두 번째) - 출처 한국문화

 

앙투아네트 손탁은 원래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나 전쟁으로 고향이 독일령으로 바뀌면서 독일 국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손탁 여사는 본래 프랑스 인이고, 1922년 7월 7일 자택에서 세상을 떠날 때도 프랑스에 있었습니다. 손탁 여사의 무덤은 프랑스 칸에 위치한 시립 천주교 묘지에 있는데요. 손탁 여사의 비석에는 '조선 황실의 서양 전례관 마리 앙투아네트 '손탁'이라는 묘비명이 새겨져 있습니다. 고종과 명성황후를 떠나 당시 조선 황실의 은인과 같았고,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숍을 만들어 배일 운동의 시작점을 마련했던 손탁 여사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합니다.